한의사 장준혁/국외활동

2009년 타이베이 전통의학 국제논단을 다녀오다 !!

장준혁한의원 2012. 3. 5. 17:56

“전통을 살려내 한의학 생활 속에 품는 것이 한의학의 밝은 미래를 보장한다”
장준혁 서울시한의사회 국제이사
2009 台北 전통의학 국제논단

<left></left>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대만에서 개최된 ‘2009 台北 전통의학 국제논단(Taipei Traditional Medicine International Forum 2009)’을 다녀왔다. 
이 학술대회는 대만 행정원 위생서 중의약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중화중의학회에서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인데 정기적으로 매년 개최하는 것은 아니고 2~3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학술대회이다.  
그동안 대만과는 국제동양의학회를 통한 교류가 있었지만 약간 소원한 상태였는데 2007년 서울시한의사회와 타이페이중의사공회가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상호 방문하여 교류의 물꼬를 튼 후로 2008년에는 대한한의학회와 중화중의학회가 교류협정을 체결하였고 부산시한의사회와 타이페이현중의사공회가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상호방문을 하는 등 빠른 속도로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방문도 그 연장선에서 대만 중화중의학회가 김장현 대한한의학회장과 김정곤 서울시한의사회장을 초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서울시한의사회 국제이사인 필자와 전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이사인 허영진 원장이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이번 학술회의장은 지난 2003년 ICOM이 열렸던 곳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장소였다. 진지반 중화중의학회장의 개막선언과 함께 귀빈축사 등으로 대회가 시작되었는데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발표내용과 발표자는 다음과 같다. 


 

이번에 필자는 사암오행침자법을 소개하고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을 요약해서 발표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해 주었다. 김장현 학회장은 적작약약침요법에 대해 발표했는데 아직 대만 중의사들은 약침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지, 아니면 약침을 사용할 수 없는 법적 제약 때문인지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남경에서 온 발표자들의 발표가 상당히 흥미로웠고 과민성 비염에 대한 중의치료에 대한 발표가 학술적으로 잘 만들어진 것으로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은 주최측에서 시립연합병원, 승창제약, 장경병원 등을 돌아볼 수 있게 안배해주어 아침 일찍 준비된 버스를 타고 시립병원으로 향했다. 

타이페이시에는 모두 9개의 시립병원이 있는데 이번에 방문한 병원은 중의만 전문으로 있는 곳으로 깨끗한 입원실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대만은 중의병원인 경우 입원에는 의료보험 혜택이 없기 때문에 입원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는 설명이었다. 어쨌든 현재 서울에 있는 시립병원에는 한방병원이 전혀 없는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타이페이시의 극빈층 시민들은 한방의 혜택을 저렴하게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수년 전부터 김정곤 서울시한의사회장께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날 때마다 한방 시립병원 설립을 부탁하고 있는데 김정곤 회장은 타이페이의 상황이 오세훈 시장께 주장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립병원 전반에 대해 질문을 하고 꼼꼼히 메모하는 열성을 보이셨다. 

두 번째로 방문한 장경병원은 대만의 왕장경이라는 재벌에 의해 설립된 병원으로 5개의 병원에 약 8000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 우리가 방문한 곳은 도원분원으로 약 250병상으로 중의는 5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인데 작년과 다른 점은 고급스런 중의 전통 Spa를 갖춰놓고 양생의 원리에 입각한 Spa치료를 하는 것이었는데 전통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것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한편 허영진 원장이 많이 기대했던 뇌성마비아 진료부분은 침구과에서 담당하고 있었는데 사전에 미리 연락하고 부탁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교수가 일행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주진 않았고 환자가 너무 많아 그렇다고는 했지만 내가 보기엔 해당교수가 우리 일행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어쨌든 뇌성마비아 치료분야에선 대만에서 상당히 유명해서 뇌성마비아는 모두 이곳으로 온다는 설명이었는데 치료는 두침과 수기요법, 목욕요법, 온구요법 등을 활용하고 있었다. 

허영진 원장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지 못해 아쉬워하긴 했지만 그래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치료방법이나 시설들을 둘러볼 수 있다는데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점심 후 방문한 승창제약은 대만 내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가장 큰 제약회사로 제약회사를 한번도 방문해보지 못한 내 입장에서는 상당한 시설로 여겨졌지만 다른 분들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약회사와 유사한 시설인 듯한데 뭔가 조금은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무더위 속에 마지막 참관을 마치고 대만이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101빌딩을 잠깐 방문해서 타이페이 전체를 관람하고 늦은 저녁에 진조종 타이페이시 중의사회장이 운영하는 진조종 중의진소를 방문하였다. 

대만은 무더운 날씨로 야간생활이 발달해서 10시까지 진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9시40분쯤인데도 대기실에 기다리는 환자들이 상당히 많았고 수납처에 나타난 금일의 진료환자수를 보니1진료실과 2진료실을 합해 600명이 넘었다. 

깜짝 놀라는 우리 일행에게 매일 1000명은 진료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자기 병원을 여기저기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모습에서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일행이 진 이사장의 병원을 방문한 것은 진 이사장에게서 삼복첩부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시술모습을 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삼복첩부법은 내경의 동병하치의 원칙에 따른 삼복구법을 첩부법으로 바꾼 것으로 여름 삼복에 뜸을 떠서 겨울 천식, 비염 등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진 이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복날이면 이 시술을 받기 위해 오는 환자가 엄청나게 많은데 우리가 방문한 날이 마침 초복 전날인데 예약환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한번 시술에 우리 돈으로 20,000원 정도의 금액을 받는다고 하는데 10년에 걸쳐서 이 방법을 알리고 홍보해서 오늘날 많은 환자가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우리 일행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근 우리 한의계는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진조종 이사장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전통을 밝히고 살려내서 한의학을 생활 속에 살려내는 것만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