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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옥용산과 피부미용

장준혁한의원 2010. 3. 29. 16:07

서시옥용산과 피부미용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월나라의 왕 구천은 오나라의 왕 부차에게 전쟁에서 패하고 큰 수모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 수모를 되돌려주고자 절치부심하던 월나라 왕 구천은 부차가 호색가인 것을 알고 미인계를 써서 복수하려고 계략을 꾸몄습니다.

 

그래서 신하인 범려를 시켜 저라산에서 나무를 팔고 있던 미녀 서시를 데려다가 여러 가지 기예를 가르쳐 오나라에 보냈고 서시의 미색에 빠져 국정을 돌보지 않던 오나라 왕 부차는 마침내 전쟁에서 패하고 멸망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서시의 이름은 미녀의 대명사처럼 되었고 후세 시인들의 시에도 자주 등장하게 되는데 이런 미인의 옥과 같이 희고 매끄러운 얼굴을 옥용(玉容)이라고 부릅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미인대회에서 미인을 선발하는 기준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래도 미인의 첫 번째 조건은 희고 매끄러운 얼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성이라면 누구나 뽀얗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지기 위해 각종 좋다는 방법을 다 동원하는데 과거의 우리 선조들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요즘이야 각종 화장품이 등장해서 얼굴을 희고 뽀얗게 해 준다지만 과거의 우리 여성들은 어떻게 희고 매끄러운 얼굴을 갖고 싶은 욕구를 해결했을까요?

 

과거의 문헌을 찾아보면 바로 서시와 같이 희고 매끄러운 얼굴을 가꾸어 준다고 전래되는 처방이 있는데 그 이름이 서시옥용산이라고 합니다. 그 처방의 내용을 살펴보면 녹두, 백지, 백급, 백렴, 백강잠, 백부자, 천화분 각 40g, 감송향, 삼내자, 곽향 각 20g, 영능향, 방풍, 고본, 조각자 각 8g인데 이상을 곱게 가루 내어 얼굴을 씻을 때마다 세숫물에 타서 사용하거나 목욕할 때마다 욕조에 풀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처방을 가만히 살펴보면 흰색의 약재가 많고 향이 나는 약재가 많다는 것을 그 이름만으로도 알 수가 있는데 특이한 것은 녹두가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녹두는 세정력과 보습력이 뛰어난 약재로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고 전통적으로 해독에 많이 사용되어온 약재입니다. 따라서 서시옥용산에는 다소 구하기 어려운 약재들이 있으므로 녹두가루만을 이용해서 피부미용에 사용해도 되는데 그 방법은 녹두를 곱게 갈아서 따뜻한 물에 이겨 세수한 후 얼굴전체에 골고루 바르고 랩을 덮어서 20분쯤 두었다가 씻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공 속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피부 지방이 제거되어 살결이 고와지고 여드름과 주근깨에도 좋습니다.

 

이 외에도 팥을 이용한 팥가루팩을 만들어 피부미용에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큰 숟가락 34(1회분)분량의 팥을 프라이팬에 가볍게 볶은 후(타지 않게) 믹서로 갈아서 가루로 만들고 쌀식초와 함께 혼합하여 진흙처럼 물컹물컹하게 하여 얼굴에 팩을 하는데 약 10분정도의 시간이 지난후 제거합니다.

 

팥의 껍질에는 비누와 같은 작용을 하는 사포닌이 들어있고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하는 비타민 B2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소독작용과 염증제거작용도 있기 때문에 세정력이 뛰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