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장준혁/건강 에세이

서울메트로 사보 <웃음꽃> 만성피로 증후군.

장준혁한의원 2010. 5. 20. 17:29

 

 

 

 

[원문]

 

쉬어도 가시지 않는 피로 <만성 피로 증후군>

 

 얼마 전 한의원을 방문한 오OO(여자, 44)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들어보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치료를 시작해야할지 난감할 정도였다. 항상 어깨와 목이 무겁고 결린다, 항상 헛배가 부르고 더부룩하다, 자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수족이 차가워서 지금도 내복을 입고 다닌다, 얼굴에 기미가 많이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을 할 수가 없다. 등등으로 도저히 한 가지 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갖가지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늘어가고 있다. 이런 환자 대부분은 어깨가 아프면 간단한 침 치료나 물리치료를 받고, 배가 아프면 내시경을 하거나 간단한 약을 먹고 피로감은 단순히 수면부족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는데 그러는 동안 점점 몸은 더 피곤해지고 학습이나 일의 능률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특별한 병은 없는데도 오랫동안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고 피로가 가시지 않는 현상을 <만성피로> 혹은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피로'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피로라고 부른다.

 

하지만 단순히 피곤하다고 모두 <만성 피로 증후군>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피로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어떤 검사수치를 가지고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적인 피로 외에도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위장 장애, 전신통증등의 독감유사 증상, 수족냉증, 광선기피증, 어지럼증, 식은 땀, 복통, 흉통, 식욕부진, 오심, 호흡곤란, 체중감소, 우울, 불안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이런 <만성피로> <만성피로증후군>은 왜 생기는 것일까 ? 한방에서는 그 원인을 간장(肝臟)의 기능과 신장(腎臟)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간장은 혈액을 저장하고 혈액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혈액이 장부를 윤택하게 하고 경락을 부드럽게 하며 사지백해를 충족시키고 근육과 인대를 강하게 하는 것이 모두 간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우리 몸의 장부 조직의 여러 가지 활동이 모두 간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간장, 신장의 기능 저하가 만성피로의 원인

한의학에서는 간장을 피로의 근본이 되는 장기로 보고 있어서 간장의 기능이 흐트러지면 인체의 전반적인 활동에 영향을 초래하고 근육이 늘어지며 피로의 회복이 어려워진다고 보는 것이다.

또 간장은 감정적인 분노나 정서적인 억울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외부의 자극으로 분노하거나 과도하게 억울하게 되면 간장의 해울 작용이 깨져서 정서적인 이상한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흥분과 억울의 두 가지로 나타나게 된다.

 

, 간장의 기운이 억압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하여 즐겁지 않으며 의심이 많고 걱정을 많이 하게 되며 심하면 월경불순 등이 생기고 간장이 흥분하면 쉽게 화를 내고 조급해지며 수면장애와 이명증, 어지럼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런 현상들은 모두 <만성피로증후군>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장은 소화와 배설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비위의 정상적인 활동은 모두 간장의 조절과 순환이 기본이고 담즙의 배설도 간장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간장의 정상적인 메커니즘이 망가지면 비위의 소화흡수와 담즙의 분비배설이 모두 영향을 받아 소화불량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만성피로증후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화 장애, 식욕부진 등은 모두 간장의 기능장애로 인한 비위기의 장애가 원인이고 심한 경우에는 수분대사에도 영향을 미쳐서 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신장은 부모로부터 받은 선천적인 정기와 오장육부가 필요로 하는 후천적인 정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신장의 정기가 부족하게 되면 오장육부와 사지근육에 영양을 주지 못하므로 골수가 부족해지고 어지럼증과 수족냉증, 기억력과 집중력감퇴등의 정수 부족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만성적인 피로를 느끼고 있는 경우거나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가까운 한의원에서 간장과 신장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약을 복용한다면 만성피로를 쉽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규칙적 생활습관으로 만성피로를 예방하자.

쉽게 한의원을 찾을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구기자와 오디를 이용한 간단한 처방을 소개한다. 구기자와 오디 각각 150g를 녹차를 우려낸 물로 갈아서 찌꺼기를 체로 거른 후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여름철 더위에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훌륭한 음료수가 되는데 구기자와 오디는 모두 간장과 신장을 보익해주는 훌륭한 한약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섭생과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만성피로의 치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생활,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기 등이 반드시 필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자기만의 취미를 가진다면 만성피로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잊지말자.

 

글: 장준혁 (장준혁한의원 원장)

홈페이지: http://www.primehani.com/